언론에서도 인정한 사이버범죄 특화 로펌 뉴로이어
최근 온라인 게임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성적인 욕설을 했다가 성폭력처벌법상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처벌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 법 조항이 ‘통매음’으로 통한다. 또 고소한 사람은 ‘헌터’(사냥꾼), 피고소인은 ‘덜덜이’라고 부른다. ‘덜덜이’는 ‘헌터의 고소를 당해 덜덜 떠는 사람’이란 의미라고 한다.
직장인 A(23)씨는 지난달 초 경찰로부터 ‘통매음’ 혐의로 고소됐으니 피고소인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최근 5대5로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지게 되자 같은 편 중 한 명과 말싸움을 했다.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너 때문에 졌다’고 하는 과정에서 A씨는 성(性)적인 욕설도 했다. A씨는 “성폭력특별법으로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회사나 주변에 알려질까 봐 걱정”이라며 “정신과 진료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통매음’ 범죄는 전화나 온라인 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발언, 영상 등을 상대방에게 전달했을 때 성립한다.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온라인상의 대화에서 상대방에게 성적인 욕설을 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직장인 이모(27)씨는 지난 4월 게임을 통해 만난 세 명을 ‘통매음’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게임 아이템을 두고 말싸움이 벌어졌는데 상대방이 ‘애비’ ‘엄마’가 들어가는 욕설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기 때문이다. 이씨는 “밑도 끝도 없이 부모님을 거론하며 욕설을 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씨가 고소한 사람 가운데 1명은 벌금형을, 2명은 혐의는 인정되지만 처벌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통매음’(통신매체이용음란죄)은 ‘사이버 모욕’ 등에 비해 처벌 범위가 넓다. 음란한 사진을 보내는 경우뿐 아니라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욕설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통매음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통매음’으로 경찰에 접수되는 사건 건수도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통매음 사건은 2017년 1249건에서 2021년 5067건으로 4배 넘게 급증했다.
일부러 화를 돋운 뒤 성적인 욕설을 하게 만드는 ‘기획 고소’도 많다고 한다. 실제 온라인에는 ‘통매음 고소 후기와 꿀팁’과 같은 글이 올라온다. 글쓴이들은 ‘성적인 단어나 표현이 포함돼 있으면 고소장은 접수할 수 있음’ ‘단발성인 경우 합의금 200만원, 반복적인 경우 400만원까지 가능’과 같은 내용을 공유한다. 경찰 관계자는 “통매음이라며 한 번에 100명을 고소하겠다며 들고 온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여러 건의 ‘통매음’ 사건을 대리했던 김수열 변호사는 “게임상에서 성적인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한 10대, 20대의 사건 문의가 끊임없이 들어온다”고 했다.